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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으로 보는 역사 #52] 정안공 세자가 되다

하윤 등이 정안공을 세자로 세우기를 청하니, 세자로 삼는다는 전지를 내리다

ⓒ 국사편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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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전문지 뉴트리션] 참찬문하부사(參贊門下府事) 하윤(河崙) 등이 청했다. 

"정몽주(鄭夢周)의 난에 만일 정안공(靖安公)이 없었다면, 큰 일이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였을 것이고, 정도전(鄭道傳)의 난에 만일 정안공이 없었다면, 또한 어찌 오늘이 있었겠습니까? 또 어제 일로 보더라도 천의(天意)와 인심(人心)을 또한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청하건대, 정안공을 세워 세자(世子)를 삼으소서."

임금이 "경(卿) 등의 말이 심히 옳다." 고 했고, 드디어 도승지 이문화(李文和)에게 명하여 도당(都堂)에 전지(傳旨)했다.

"대저 나라의 근본이 정해진 연후에 민중의 뜻이 정하여지는 것이다. 이번의 변란은 정히 나라의 근본이 정하여지지 못한 까닭이다. 나에게 얼자(孽子)라 하는 것이 있으나, 그 난 날짜를 짚어 보면, 시기에 맞지 않아 애매하여 알기 어렵고, 또 혼미(昏迷)하고 유약하여 외방에 둔 지가 오래다. 지난번에 우연히 궁내에 들어왔지만, 지금 도로 밖으로 내보내었다. 또 예전 성왕(聖王)이 비록 적사(嫡嗣)가 있더라도 또한 어진이를 택하여[擇賢] 전위하였다. 동복 아우 정안공(靖安公) 【휘(諱).】 은 개국하는 초(初)에 큰 공로가 있었고, 또 정사(定社)하던 즈음에 우리 형제 4, 5인이 성명(性命)을 보전한 것이 모두 그의 공이었다. 이제 명하여 세자를 삼고, 또 내외(內外)의 여러 군사(軍事)를 도독(都督)하게 한다."

우정승 성석린(成石璘)이 명령을 듣고, 서사(庶司)를 거느리고 하례하였다. 임금이 도승지에게 명하여 세자를 세우는 일을 태상왕께 아뢰니, 태상왕이 이렇게 말했다. "장구한 계책은 집정 대신(執政大臣)과 모의하는 것이 가하다."

정안공을 왕세자로 책립하여 군국의 일을 맡기다. 전국의 죄수들을 사유하다

ⓒ 국사편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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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의 아우 정안공(靖安公) 【휘(諱).】 을 책립(冊立)하여 왕세자(王世子)로 삼아 군국(軍國)의 중사(重事)를 맡게 하고, 왕은 이렇게 말했다.

"저이(儲貳)를 세우는 것은 국본(國本)을 정하는 것이요, 위호(位號)를 높이는 것은 인심을 정하는 것이다. 이에 전장(典章)에 따라서 책례(冊禮)를 거행한다. 너 정안공 【휘(諱).】 은 자질이 문무(文武)를 겸하고, 덕이 영명(英明)한 것을 갖추었다. 태상(太上)께서 개국(開國)하던 처음을 당하여 능히 대의(大義)를 주장하였고, 과형(寡兄)이 정사(定社)하던 날에 미치어 특히 큰 공을 세웠다.

하물며, 구가(謳歌)의 돌아가는 것이 있으니, 마땅히 감무(監撫)를 맡겨야 하겠다. 이로써 너에게 명하여 왕세자로 삼는다. 아아! 사람 알아보기가 쉽지 않고, 자식노릇하기도 또한 어렵다. 지친(至親)으로 택현(擇賢)으로 이미 대통(大統)을 잇는 자리에 처하였으니, 오직 충성하고 오직 효도하여 이로써 정사하는 방도를 도우라. 그러므로, 이에 교시(敎示)하는 바이니, 마땅히 다 알아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인하여 경내(境內)에 사유(赦宥)하였는데, 왕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기서 '사유(赦宥)'는 죄를 용서하여 주는 것을 말한다. 

"옛날부터 왕노릇하는 자가 저이(儲貳)를 세우는 것은 종사(宗祀)를 높이고 국본(國本)을 중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예문(禮文)을 상고하면, 적자(嫡子)와 동모제(同母弟)를 세운다는 말이 있는데, 혹은 세대(世代)로 하든지 혹은 차제(次弟)로 하든지 오직 지당하게 할 뿐이었다. 내가 덕이 적고 우매한 몸으로 큰 통서(統緖)를 이어받아, 공경하고 근신하여 다스리기를 생각한 지가 이제 2년이 되었다.

돌아보건대, 적사(嫡嗣)가 없고 다만 서얼(庶孽)이 있는데, 혼매하고 유약하여 지혜스럽지 못하니, 밤낮으로 조심하고 두려워하여 감히 편안할 겨를이 없었다. 오직 동기(同氣)의 지친을 생각하여 우우(友于)018) 의 의를 두터이 하였더니, 생각지도 않게 방간이 간교하고 사곡한 말을 곧이 믿고, 망령되게 의심하고 꺼리는 마음을 품어 군사를 내어 난을 꾸며서, 화가 불측한 데에 있었는데, 다행히 천지 종사(宗社)의 도움에 힘입어서, 이내 곧 평정되어 하루도 못되어 청명하여졌다.

오히려 상우(象憂)019) 의 정을 불쌍히 여기고 관벽(管辟)020) 에 이르도록 차마 하지 못하여, 이미 방간을 사사 전장(田莊)에 안치하고, 당여(黨與) 사람들은 각각 죄의 경중에 따라 처결하였다.

대개 국본(國本)이 정해지지 못하고 인심이 흔들리기 쉬움으로 인하여, 화란이 발생하여 이처럼 지극함에 이르렀다. 말이 여기에 미치니, 깊이 슬프도다. 마땅히 어진 모제(母弟)를 세워 굳건한 국본을 정해야만 하겠다.

정안공은 기운이 영명(英明)하게 빼어나고, 자질은 용맹과 지혜를 온전히 하였다. 문무(文武)의 도략(圖略)은 생지(生知)로부터 가졌고, 효제(孝悌)의 정성은 지성(至性)에서 나왔다. 시서(詩書)의 교훈을 마음에 새기고, 정교(政敎)의 방법을 통달하였다.

태상왕을 보좌하여 개국의 공을 세웠고, 과인의 몸을 호위하여 정사(定社)의 공을 이루었다. 종사에서 길이 힘입은 것은 신민(臣民)이 함께 아는 바이다. 공과 덕이 이미 높으니, 구가(謳歌)하는 것이 모두 돌아간다.

그러므로, 책명하여 왕세자를 삼아서 여망(輿望)을 위로한다. 생각하건대, 저부(儲副)의 임무는 반드시 감무(監撫)의 권한을 겸하므로, 이에 군국(軍國)의 중사(重事)를 맡도록 명한다.

아아! 너희 종친(宗親)·기로(耆老)·재보(宰輔)·신료(臣僚)와 중외 인민(中外人民)은 모두 내 뜻을 몸받아서 각각 너희 직책에 이바지하고, 원량(元良)의 덕에 공경하고 순종하여, 내 덕을 도우라. 이에 책명을 행하니, 마땅히 너그러운 법전을 반포하여야 하겠다.

건문(建文) 2년 2월 초4일 새벽 이전에 모반(謀叛)하고 대역(大逆)한 것, 조부모·부모를 죽인 것, 처첩이 남편을 죽인 것, 노비가 주인을 죽인 것, 고독(蠱毒)021) 하고 염매(魘魅)022) 한 것, 강도를 범한 것, 고의로 살인(殺人)을 꾀한 것과, 방간(芳幹)의 당여(黨與)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이미 발각되었거나 발각되지 않았거나, 이미 결정되었거나 결정되지 않았거나, 죄의 경중이 없이 모두 용서하여 면제하라.

감히 유지(宥旨) 전의 일을 가지고 서로 고하여 말하는 자는 그 죄로 죄를 주겠다. 아아! 아비와 자식이 되었으니, 더욱 자효(慈孝)의 마음을 두텁게 하고, 가까운 데로부터 먼 데에 미치기까지 함께 태평의 낙을 누리리라."

이 때에 대신으로서 헌의하는 자가 말하기를, "옛날부터 제왕이 동모제(同母弟)를 세우면 모두 황태제(皇太弟)를 봉하였고, 세자를 삼은 일은 없었습니다. 청하건대, 왕태제(王太弟)를 삼으소서." 라고 하자 임금이 "지금 나는 직접 이 아우로 아들을 삼겠다." 라고 말했다.

이저(李佇)로 판삼군부사 좌군 도절제사를, 이거이(李居易)로 중군 절제사를, 조영무로 우군 절제사를 조온(趙溫)으로 지중군절제사를, 이천우(李天祐)로 지우군절제사를 삼고, 이숙번(李叔蕃)으로 중추원 부사(中樞院副使) 동지좌군절제사를, 이원(李原)으로 우부승지를 삼았다. 이때부터 1품(品)이하를 모두 대성(臺省)에서 다시 서경(署經) 했다.

◆ 자료 제공
사단법인 세종대왕기념사업회 [ http://www.sejongkorea.org ]
국사편찬위원회 [ http://sillok.history.go.kr ]
한국고전번역원 [ 한국고전종합DB - http://db.itkc.or.kr ]
문화재청 [ http://www.cha.go.kr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 http://stdweb2.korean.g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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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민(교육 뉴스 3부)  concert@nutrition2.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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